녹차 제다 실습 .... 차를 처음 '볶는다'는 것

*보통 차를 '덖는다'라고 표현하는데요.
제가 만든 차는 '덖음차'가 아니라 '볶음 차'입니다.
거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덧글을 참조해 주세요...^^
(로그인 안 하셔도 덧글이 보일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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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경남 하동에 있는 명차다원에서
녹차를 만드는 과정을 공부하고 왔답니다.

경남 하동은 우리나라의 3대 차 생산지 중에 한 곳이에요.
전남 보성이나 제주도의 경우는 전략적으로 차를 재배한 곳이고..
경남 하동의 경우는 야생차밭으로 유명한 곳이에요.


세작도 우전도 만들 시기가 다 지나고....
잎이 벌써 이렇게 커다랗게 자라버렸군요..(하지만 차를 볶아보니 나는 세작이나 우전을 다룰 제간이 아직 없더군요)
야생 차밭에서 얻은 차잎은...저렇게 모두....온전합니다...^^ (이유는 뭐...??!! ㅎㅎ)

차잎의 싱그러움이란 세상 어느 식물과도 비교가 안되는 것 같아요.

장난 삼아 대략 4.8센티 가량인 저의 새끼 손가락에 올려보니..
크기가 이만하더라구요.


사실 이거보다도 큰 잎도 많았구요.

이렇게 싱그러운 차잎을 따서...볶아야 합니다..
차를 만들려면...
정말 차를 완전 들들 '들볶아야' 차가 만들어 지더군요...^^;;;;




이렇게 만든 차는 건조와 갈무리 과정까지 거치고..
그리고 나서도 1주일간 숙성을 시켜야 차를 우려 마실 수 있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쯤....제가 만든 차를 마실 수 있겠군요.지금 제 옆에 차 봉지가 놓여있어요.

사실....320 -350도로 달궈진 저 솥에 던져 넣은 차잎 앞에서
처음에는 옴짝달싹을 못하겠더니..
네..그래서 차잎을 좀 태웠거든요;;;처음에는..
그런데 갈수록 이게 재미가 있더라구요..
3박 4일동안 차만 볶아도 좋겠다 싶게 재미가 있더라구요.
(환절기 비염때문에 향을 잘 못맡고 있긴 하지만요..)

다 볶아서 갈무리한 차를 보니...
같이 간 원우들의 것이 모두 다 제각각이더군요.

제가 제 차를 보니..
처음에는 허둥대고 적응도 못하고..서툴고 그런데..
산전수전 다 겪고 나중에 보면...그래도 어떻게 마무리를 하더라는..;;;
뭐 그런 스토리가 내가 만든 차에서 쫘악 흘러나와요..^^

원래 차는 꼭 자기처럼 만든다고 선생님이 그러시던데..
나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그렇군요.

나중에 여기에 보이차를 만들러 한번 또 가고 싶은데...
갈 수 있게 될까요?...;; (선배님들이 가시면 따라 가기;;..안되면 선생님께 졸라보기 등등)

그런데 참 이상하죠..;;
이렇게 싱그러운 차를 만지고 또 만들고 오면 사람이 정화가 되야 하는데..
나에게는 더욱더 세속적인 욕망이 솟구치고 있지 뭐에요...(나..이상한 인간인 걸까?..-_-;;;)
차를 한번 볶고 나니까....
사실 내가 차를 공부하는 궁극적인 목적은...매우 세속적이게도..
좋은 차를 보는 안목을 가질 수 있는 '차의 품질평가' 그것 뿐이거든요.
아직은..적어도 아직은 그래요.

차를 볶는 그 순간이나..집에 돌아와서
이런저런 차를 마시고..차잎을 보고 또 우려낸 차잎을 보면서도..
초의선사님의 선의식은 머리 속에서 새까맣게 사라지고...(애초에 나에게 그런 게 있기나 했던 걸까?..-_-a)
오직...앞으로 차의 품질평가를 조금 더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희망 아닌 욕망에 사로잡히고 말았어요.;;;;

그래서 내가 만든 최초의 차는...이렇게 이름을 짓기로 했어요.

"매우매우 세속적인 욕망에 사로 잡힌 차"


그리고 무멋보다 중요한 것은...
차를 볶고 나서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몇가지 의문이 조금 풀렸어요.

우리지 않은 차를 손에 놓고 감탄하며 ....으음 향이 좋아를 엄청나게 반복하는 어느 선배 옆에서..
왜 내 코에는 그 좋은 향이 안 날까 하며....(나 또 비염 도진 건가?.;;).....고민고민했던  이유를...

왜 안 좋은 차에는 찌꺼기 부스러기가 많은 가를...

안 좋은 차에서 발견되는 연초록잎의 이유를..

차의 모양이 구불거리고 정리가 안된 이유를..

죽도록 쓴 차는 어느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가를...

그런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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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 | 2008/05/26 03:33 | 우리 차 이야기 | 트랙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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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런~의 밥하기 싫은 날.. at 2008/06/05 10:42

제목 : 녹차잎....너는 장아찌가 될 운명?!
일전에 경남 하동에서 녹차 제다 실습하고 돌아오는 길에..(아래 링크 참조하세요)녹차 제다 실습 .... 차를 처음 '볶는다'는 것생차잎을 1킬로그램 정도 사왔습니다.술을 담기 위해서 일정하게 처리된 차 1킬로그램과 생차잎 1킬로그램그리고 직접 만든 '매우매우 세속적인 욕망에 시달리는 차(이하 세속차)' 200그램을 가방에 넣어서 가지고 왔었지요.지금도 사실 제가 만든 세속차를 마시고 있는데요..^^(세속차 시음 후기는 다음 편에 쓸께......more

Commented by 그와중에 at 2008/05/26 13:49
'볶는다'는 표현보다는 "덖는다"는 표현을 쓰더군요.
Commented by 런∼ at 2008/05/26 14:00
그와중에님 전통적인 녹차(부초차)는요.
320-350도 정도의 고열에서 볶아내는 차라서 '볶는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알고 계시는 '덖는다'는 표현은 220- 250도 정도에서 찻잎을 50%미만으로 볶는 것을 '덖는다'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대형 브랜드의 티백 차의 경우는...
(아마 이 차도 덖어서 만든다고 생각하고 계실지도 모르겠는데요.)
이렇게 볶거나 덖는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니라..
일괄적으로 증기에 찐 '증제'의 과정을 거친 것입니다.
대량 생산을 위해서 차를 볶거나 덖는 것은 매우 많은 노동력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차를 만드는 과정에 따라서 '볶는다.' '덖는다' '증제한다'는 모두
각기 다르게 표현되어야 하는 것이 정확한 것입니다. 일괄적으로 '덖는차'를 우리가
먹고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이렇게 고열로 볶음의 과정을 거친 차는 본래 '열성'을 가지게 된다고 합니다.
녹차의 냉성 때문에 잘 먹지 못하는 저같은 사람은
절대적으로 고열에 볶은 전통 부초차를 마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Commented by 그와중에 at 2008/05/26 18:55
그랬군요.
괜히 아는 척 해서 죄송합니다.
사과의 의미로 책 꼭 살게요. !
Commented by 런∼ at 2008/05/26 20:02
하하...사과는 무슨 사과에요..^^
다들 그렇게들 알고 계시던걸요..^^
잘 말씀해주셔서 저도 빠뜨린 걸 적어 놓을 수 있었어요..^^
책은....감사합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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