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거른 역사적인 날...(산딸기, 오디, 복분자, 매실주)..ㅎㅎ 우리 술 이야기

지난 7월에 담근 과실주를 오늘에야 걸렀습니다.
꼬박 3달만에 거르려면 10월 초에 걸려야 하는데 며칠 더 지났군요..(이 정도야 뭐..ㅎㅎ)
아래는 일전에 과실주 담는 모습을 포스팅한 것을 링크했습니다. (일명 트랙백..ㅎㅎ)

집에서 과실주 담그기 (오디주, 복분자주, 산딸기주, 매실주)


사실 매일매일 무슨 할일이 그렇게 많은지..
3달 내내 술 거를 날만 기대하고 있었는데 정작 10월이 되서는
일하느라고 미루고 미루다 오늘에야 거를 수 있었습니다.

과실주는 담기가 쉽기 때문에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접근 용이성'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쉽게 술에 관해서 접근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분야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 담아 본 자는 감히 입을 열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간단하고 쉽지만 매우 매력적인 분야죠.

특히 어떤 부분이 매력적이냐면..

1.준비과정이 간단하다. 병..증류주..과일..약간의 과당이나 설탕만 있으면 됩니다.

2.대부분의 과실주는 과일을 증류주(일명 소주)에 넣고 숙성하는 과정 동안 빛이 서서히 바래면서 술빛이 변해가는 과정이 매우
아름다운데 이런 과정은 심미적으로 즐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이 부분에 오만표를 던집니다..ㅎㅎ)

3.숙성과정 중 보관이 쉽습니다. 일단 담아 놓으면 지나치게 온도가 높이 올라가지만 않으면 크게 변질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설탕의 가감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발효주를 만드는 것에 비하면 누워서 떡먹기라고 할 수 있겠죠.

4.이런 쉬운 과정과 접근성 때문에 일반인들이 취미삼아...만들기 좋습니다. (2번과 상통하는 문제에요)
실제로 제 친구 중에 한분은 대학때부터 집에서 이상한 과실 채소주를 심심풀이로 담갔는데
그 중에 만들며 좋아했던 게..샐러리 주..ㅎㅎㅎ등등
자취방에 놀러가면 그런 걸 담아 놓고 감상하고 있던 여인이 있었는데..
매우 술을 좋아했던 친구였죠..ㅎㅎㅎ

이런저런 이유에서...계속해서 심심풀이로 과실주를 담아 보려고 합니다.
빈병이 오늘 4개나 다시 생겼거든요..ㅎㅎ

오늘 거른 술은 7월에 담갔던 ...매실주..산딸기주..오디주..복분자주입니다.
매우 소량을 담갔기 때문에 나온 양이 작습니다..ㅎㅎ
과실주 책의 지시에 착하게(?)  따라서 해봤는데...역시..
어렸을 때 집에서 담근 포도주를 먹을 때처럼 달콤한 맛이 많이 나네요.
하지만 각각의 과일이 가진 풍미가 살아 있고...나 자신이 그런 것을 세세하게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경이롭고 흥미롭습니다.



지난 7월 이랬던 과일들이...오늘 이렇게 되었어요..(아래 사진 참조)




맨 위가 산딸기
두번째가 복분자..
세번재는 매실..
아래는 오디..




개인적으로 산딸기 주가 빛깔이나 맛에서 가장 향기롭고 좋게 느껴지네요. (추천!!)

매실주는 설탕양이 많다 싶었는데 역시 좀 많아서 끈적거리게 나왔어요.
알콜기운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서 술이 술술 넘어가는군요.
술이 되고 남겨진 매실도 장아찌처럼 맛이 좋아서 그냥 앉아서 한개 다 오독오독 씹어 먹으니 절로 술안주가 될 정도..ㅎ

하지만 이번에 매실 장아찌가 너무 잘 되서 아깝지만 미련없이 버렸습니다..
(버리고 나니 그래도 좀 아깝긴 하네요. 좀 더 먹을껄;;;;)

복분자주는 기존에 맛봤던 것처럼 약간 걸쭉하고 진한 느낌이 강해요. (복분자주는 소주양이 적습니다.)

오디주는...사실 오디는..독특한 맛...
뭐랄까 자연의 맛이라고 하기는 그렇고..약간 흙과 같은 느낌의 맛..
그런 것이 별로..이지만 나름 독특해요. (제가 좀 더 나이가 먹으면 좋아하게 될 것 같은 그런 맛이에요)
복분자보다 술을 더 넣었고 맑은 느낌이에요.


아무튼....이 바쁜 와중에..;;;;
술을 다 거르니 좀 맘이 뿌듯합니다.
사실 술을 즐기지를 않기 때문에...(그리고 양이 좀 작아서...)
요리 만들 때 넣을까 싶기도 하구요.
대부분 침출기법을 쓴 과실주는 달콤하고 향기롭기 때문에 남성들보다는 여성들이 먹기 좋은 술이라서
엄마 드릴까 생각 중입니다. 복지관 친구분들과 드시라구요.

개인적으로 술은..좀 더 공부를 하고싶지만
전통주보다는 아무래도 취향이 이런 종류의 과실주나
홈브르 와인쪽으로 가고 있는가 싶어요.

그래도 항아리가 있으니까...
이제부터 조금씩 전통누룩을 써서 술을 담가볼까 싶군요.
전통주라는게 배운만큼 되는 게 아니라 만들어 본 만큼 되는 거라서 (거기다가 주변환경에 예민한 분야라서....)
사실 별달리 의욕이 많지는 않지만 항아리 노는 꼴 보는 걸 싫어하니까...
그냥저냥 하는 수준이죠..ㅎㅎ

아무튼....시장가면...새로 나온 과실들이 좀 있어요.
여러분들도 가서 조금씩 사다가 취미삼아 만들어 보세요.
궁금하신 점은 덧글로 달아드리면 알려드릴께요..^^

이번주까지는 계속 바쁠 거 같고..
다음주부터 포스팅을 좀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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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분자주 내렸습니다. 2008/10/17 16:11 #

    봄에 복분자주를 담았던 것을 살짝 늦게 내렸습니다. 원래는 석달이면 내리는 거라 6월에 담았으니 9월중에 내렸어야 하는데 잊어버리고 방치하다가 런님댁에 갔다가 내리셨다길래 기억이 나서 부랴부랴 내렸습니다. 런님보다 두 주이상 일찍 담았으니 최소한 두 주는 늦었네요;;;; 이번에 술을 내리면서 느낀 것은, 과실주는 술을 담그기보다 술을 내리기가 더 어렵다는 거였습니다. 술을 담글 때야 설탕의 양을 어찌할지 이상으로 문제되는 건 없거든요. 누룩을 ...... more

덧글

  • 푸른달팽이 2008/10/15 11:40 # 답글

    제목만 보면..
    매일 술먹는 사람이 오늘 하루 술을 걸렀다는 역사적인 포스팅같습니다. ^^
    맛있겠네요 ^^ 저도 날이 이제 서늘해지니 또 술하나 담궈야겠습니다.^^
  • 런∼ 2008/10/15 12:59 #

    하하..역시 술을 드시는 분들의 관점은 예리하군요..^^
    저는 '술을 거른다'는 말의 중첩된 의미를 지금에야 깨달았는데.ㅎㅎㅎ
    그래서 술은 술을 즐겨 마시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술에 대한 기본 감정과 관점과 입장이 현격하게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술에 대새서 더욱더 절절할 거구요..^^

    달팽이님도 이번엔 전통누룩을 한번 사용해 보시는 건 어떤지요?..^^
    맛이 좀 다를 텐데요..^^
    하지만 다루기는 까다로운 녀석이구요..^^

    현대인의 삶이란 게...
    까다로운 걸 다루기에는 다소 어렵기는 하지만요.ㅎㅎ
  • 현재진행형 2008/10/15 11:44 # 답글

    뿌듯하시겠어요. ^^ 멋진 술이 나왔네요.
  • 런∼ 2008/10/15 13:00 #

    네네...아주 좋아요..^^ 흐믓하네요..^^
  • highenough 2008/10/15 14:17 # 답글

    제목만 보면..
    매일 술먹는 사람이 오늘 하루 술을 걸렀다는 역사적인 포스팅같습니다. (2)
  • 런∼ 2008/10/15 21:13 #

    그러니까 오늘 문제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게 되었어요..ㅎㅎ
    덧글 다신 부는 두분이지만...이렇게 생각하신 분은 대략 500분 정도 되실 거 같군요..;;;
  • mojong 2008/10/17 23:15 # 답글

    안녕하세요.
    일전에 술담갔다는 포스팅 올리셨을 때 술을 며칠 묵혀서 만들었단 댓글을 달았던 게 생각나서 저도 이번에 술을 내렸어요.그래서 포스팅 트랙백했습니다.(주로 쓰는 블로그가 외부 블로그라서요.^^;) 묵히지 않은 쪽이 맑기는 더 맑은데 약간 삭아서 딸기가 흐물해져있으니 술이 좀 더 발효향이랄까 와인같은 풍미가 나더군요.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술 한번에 내리고 나니 큰 일 했다는 느낌이네요 전 까맣게 잊고있다가 런님 포스팅 보고 내릴 때가 됐다는 걸 겨우 기억했지 뭐예요. 덕분에 늦지 않게 술내리게 되서 고맙습니다.
  • 런∼ 2008/10/17 23:29 #

    트랙백 봤어요...^^
    발효주가 아닌데 침출주인데도 맛의 층위를 구분 하신 거 보고 정말 놀랬어요...^^
    술꾼(?)들이 술을 만들 때는 다르다는 걸 다시 느꼈구요..^^

    저 같은 경우 침출주는 중간중간 한번씩 흔들어 섞어 주거든요..^^
    아래 가라앉은 것이 중간중간 섞이도록 흔들어 섞어주어요...^^
    워낙 양을 작게 하다보니 맛의 층위를 구분하면서 먹어볼 엄두도 안 나긴하지만요.^^
  • mojong 2008/10/17 23:56 #

    제가 담근게 5L짜리 병 몇개쯤 되다보니 위 아래로 차이가 제법 나는 것 같아요.딸기 양에도 영향을 많이 받고... 발효시킨 탓도 좀 있는 것 같구요. 향은 전체적으로 고르게 배었는데 맛도 문제지만 숙취의 문제가 더 심각하더라구요. 작년에 담갔던 매실주랑 복분자주 제일 바닥물은 저 술 좋아하시는 아버지께서도 좀처럼 손을 안 대세요.(바닥술의 경우 매실주는 너무 달고 복분자주는 뒷끝이 나빠서)
    매실주도 5L짜리에 담가놨는데 그쪽은 능력껏 흔들어봐야겠네요(능력이 될 것인가) 말씀대로 섞어주면 좀 적당히 달아져서 끝까지 마실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
  • 런∼ 2008/10/23 13:19 #

    제가 책이나 기타 자료를 통해 습득한 바로는 침출주는 그렇게 술맛의 층위가 생기기 때문에 중간중간 한번씩
    병을 흔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고르게 맛을 숙성 시킬 수 있구요.
    숙취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우리가 베이스로 쓰는 술이 희석식 소주이기 때문인 듯 한데요.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구요. 숙취에 좋은 재료를 침출 재료로 사용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숙취에 효능이 있는 식재에서 그런 성분이 술에 침출되게 하면 더 좋을 거 같습니다.
  • mojong 2008/10/23 14:19 #

    아아..저는 바닥부분에 찌꺼기가 많아서 뒷끝이 나쁜줄 알았더니 확실히 소주가 가라앉아서..일 가능성이 높군요 @_@;;;그 기분나쁜 단맛도 그렇고; (갑자기 바닥술이 더 싫어지는;;) 말씀대로 다음번엔 바닥에 뭔가 깔아야할 것 같아요. 좋은 걸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근데 5L병을 흔들걸 생각하니 너무 아찔하네요. 덜덜덜
  • 런∼ 2008/10/23 14:40 #

    국자나 주걱으로 저어 주시면 됩니다.
    작은 병이니까 저는 들고 흔들어 댑니다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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