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 효자동 통인시장 할머니의 '기름떡볶이' 맛집/맛있는 여행~

작년에 부암동 갔다 오면서 들린 곳이 효자동 '통인시장'입니다.
통인시장은 전통깊은 재래시장으로도 유명한데..
특히....이 시장의  '기름떡볶이'는 정말로 명성이 자자합니다......
사실 작년 11월 초까지....기름떡볶이는 먹어보지 못했던 음식인데요.

여기저기 인터넷 맛집 정보를 봤는데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묘한 음식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부암동 다녀오는 길에 마침 버스가 정차한 곳 근방에  통인시장이 있습니다.
동네마다 있는 작은 재래시장인 통인시장 안으로...얼마 들어가지 않았는데..
커다란 간판이 보입니다.

그 유명세를 알려주고 싶은 듯 은근히 압도적인 간판의 위용과 달리
할머니의 떡볶이 판매대는 의외로 단촐합니다.

평일 오후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할머니 혼자 손님을 맞이하십니다.



나와 동행인은 별로 배가 고프지는 않았기 때문에...매운 기름 떡볶이 1인분을 시켜봅니다.
그러자 할머니께서는 비닐봉지를 손에 끼우신 다음
직사각형의 커다란 스텐통에 담긴 두가지 색 떡볶이 중에 새빨건 것을 주물주물 한참동안 주물러 주십니다.
생각보다 오랫동안요..^^(일반적으로 떡볶기를 먹을 때를 기준해서 '오랫동안'이란 표현을 쓴 것입니다.)


뒷쪽에 색이 빨간 것이 바로 매운 기름떡볶이이고
앞쪽에 색이 약간 흐려 보이는 것은 아마도 간장기름떡볶이입니다.

조금 딱딱해진 듯해 보이고
다진 파와 마늘, 그리고 매운 고추가루 양념이 뒤범벅이 된 이 떡들을
할머니께서는 정말 오랫동안 조물조물 버무리십니다.
아마도 이런 과정은 떡에 간이 쏙 베이도록 하기 위함 같더군요.

사실 저는 이 장면을 눈여겨 보고 있다가...
휘리릭 밥상에 다소 담백한 '간장 기름떡볶이' 레시피를 만들어 넣었는데요.
'3-4분간 계속 간이 베이도록 주물러준다.'고 ....한 것은 할머니에게서 배운 것이랍니다..ㅎㅎ





간이 베이도록 충분히 버무린 떡들은 은근한 온도로 달궈진..(아주 뜨거운 거 같지는 않더군요)
무쇠 팬에 올려집니다.
고추가루 양념이 타지 않을 정도의 은근한 온도 같군요.
그렇기 때문에 역시..생각보다 한참이나 정성스럽게 볶아주십니다.
그러면 딱딱했던 떡들은 말랑말랑 부드러워지고
기름이 졸졸~ 흐르는 기름떡볶이 본연의 모습이 되가는 거지요.

아!!
한접시 받아 들었는데...평소에  진짜 자주 먹던 떡볶이 인데도
이건 왜 이렇게 생소한 느낌일까요?..^^;;;


매콤한 기름 양념이 듬뿍 발라진 이 떡볶이는
달지 않으면서
솔직히 전형적인 떡볶이 맛은 아니랍니다.

하지만 거친 입자가 느껴지는 매콤한 고추가루 양념 덕분인지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두툼한 무쇠 팬에 올려 떡 속 깊숙이까지 세심하게 데우듯이 볶았기 때문인지
기름 맛이 생각보다 겉돌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기름과...매운 양념과 떡이 삼위일체된 뜻밖의 조화가 신기할 정도입니다.

그리고요...이 한접시를 먹는데...
의외로 혈혈단신(?) 혼자 오셔서 간장기름떡볶이를 주문해서 드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런 분들은 정말 통인시장의 기름떡볶이의 진정한 매니아가 아닐까 싶어요..^^
포장해서 가시는 분들도 많고....
한적한 평일 오후 통인시장 안에서
이곳만 유독 사람들의 발길이 멈추는 곳이었습니다.

요며칠 찬바람이 부니까요.
계속 이상하게 이 매콤하고 뜨겁게 달궈진 기름맛이 도는
통인동 기름떡볶이가 생각납니다..^^
정말이지 한 두 번 더 먹게 된다면 
중독될 거 같은 그런 묘한 매력이 있는 떡볶이가 바로 통인시장의 기름 떡볶이 입니다.


간단한 재료! 맛있는 요리!
'간장 기름 떡볶이' 만드는 방법도 있어요..^^ (호객 행위..ㅎㅎㅎ)

밥하기 싫은 날 휘리릭 밥상!
휘리릭 떡해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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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붉은거미 2008/11/13 18:04 # 답글

    음~~ 정말 맛있어 보여요. 이런 걸 보면 한국 음식은 정말로 세심한 손길과 기다림. 정성 같다니까요.. ^^
  • 런∼ 2008/11/13 18:19 #

    네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더라구요..놀랬어요..^^ 그리고 생각나구요.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것은 대부분 그 값을 합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죠..^^
  • 그와중에 2008/11/13 18:20 # 답글

    신기한 음식이네요.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다. 요리책은 잘 보고 있어요.
    이젠 김치볶음밥도 접시에 담아 먹는 아름다운 식생활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모두 런님 덕분이에요. !!!
  • 런∼ 2008/11/13 18:25 #

    저도 처음엔 참 신기했답니다..^^
    그나저나....내내 행복한 식생활 되시면 좋겠네요,,,,^^
    성원해 주시는 독자분들 덕분에 저도 기분 좋아요..^^
    입소문 많이많이 내주세요...^^
  • 조제 2008/11/13 19:56 # 답글

    저 어릴 적에 동네였던 고덕동 주양센터라는 곳의 지하에 이것과는 조리방식이 좀 다르지만 말하자면 기름 떡볶이란 것이 팔았었어요. 거긴 튀겨낸 짧은 쌀떡을 마찬가지로 물기 없는 양념에 버무려 팔았는데 그 맛이 참 좋아서 자주 사먹곤 했어요. 안 간지 오래 되서 아직도 있나 모르겠네요.
    제목만 보고 그 집 방식과 비슷한 걸까 생각했는데 여긴 참 신기하네요. 저렇게 생각보다 주무르고 데우는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시니 손님 많이 몰릴 땐 어떠실까 싶기도 하고요.
    요새 부암동에 저도 한 번 가볼까 싶은데 들렀다가 요 시장도 가봐야겠어요~
  • 런∼ 2008/11/13 20:01 #

    일반적으로 떡볶기를 먹을 때 ...끓고 있는 떡볶기를 담아줄 때를 기준으로 삼았을 때 긴 시간이에요.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요...^^
    손님이 많을 때는 아마 좀 더 재빨리 하실 지도 몰라요. 평일인데도 끊이지 않고 손님이 오더군요...^^
  • highenough 2008/11/13 20:18 # 답글

    제가 어렸을 때 자주 가던(청운초등학교와 배화여중에 다녔었거든요.) 곳이군요. 하지만 진짜 원조 중의 원조는 적선시장의 할머니셨어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예전에는 학생들이 사먹으면 떡볶이와 함께 양념간장(떡볶이에 들어가는)도 함께 내주셨지요.
    물론 저곳도 맛있지요. 하지만 옛날보다 업소도 많이 줄었다더군요. 예전엔 시장 깊숙이 들어가면 연이어 기름떡볶이집이 진짜 많았거든요. 특히 철판에 깻잎 팍팍 쳐서 볶아주시던 순대볶음도 있었고 말이죠.(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저는 먹고 체한 적도;; 그래도 끊을 수 없었다죠;) 하하. 아무튼 오랜만에 옛날 생각 나네요.
    그건 그렇고 떡볶이 하면 양재역 근방 은광여고 앞 떡볶이가 예술이니 꼭 한 번 가보세요!!
  • 런∼ 2008/11/13 20:28 #

    아..그렇군요. 정말 오랜 기억과 추억들을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그나저나 은광여고앞....아..진짜 너무 멀어요..
  • 종이인형 2008/11/13 20:26 # 답글

    이 떡볶이를 유희열때문에 알게 되었죠.. 혈님이 이 동네 출신이잖아요. seoul(?)이라는 무료 매거진에 나왔었는데, 그 사진도 곧이 붙어놓으셨더라요.. 첨 먹을 때 느끼하지만 나중 되면 생각 나는 맛이예요.. 특히 요 떡볶이는 커피랑 먹는 게 궁합이 좋아요. 예전에 갔을 때 종이컵이랑 스틱이 놓아져 있던 기억이 세록세록 나네요.
  • 런∼ 2008/11/13 20:30 #

    저도 예전에 희열님 방송 들었는데...혈님이 종종 기름떡볶기 이야기를 하시곤 하셨죠.
    대체 어떤 것이길래 궁금해 했지만 가서 먹을 엄두는 못냈던 음식이었는데..
    말씀대로 커피랑 같이 먹어도 좋을 거 같네요..ㅎㅎ
  • 질투가면 2008/11/13 21:10 # 답글

    일단 길거리 음식치고는 굉장히 정성이 들어가는 음식이네여. 그 정성만으로도 맛있을듯 꼴깍
  • 런∼ 2008/11/13 23:29 #

    그냥 한꺼번에 끓여내는 떡볶기보다는 확실히 손이 가는 거는같아요.
  • 양갱매니아 2008/11/13 21:13 # 답글

    따지 -> 타지

    잘보고 갑니다~
  • 런∼ 2008/11/13 23:29 #

    하하 감사합니다.
  • Jinnnn 2008/11/13 21:59 # 답글

    밸리에서 보고 왔습니다. 초등학생 이전까지는 통인시장 바로 근처에서 살았기에 저 떡볶이도 맛있게 먹고 그랬는데, 나이 먹고 먹으니 좀 니글니글하더군요;; 기존에 파는 떡볶이에 익숙해져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는 괜찮던게 요즘 와서는 많이 먹기 좀 그랬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옛날에는 저런 깔끔한 간판도 없었는데 새로 생겼나 보네요(...)
  • 런∼ 2008/11/13 23:30 #

    저도 별미로 먹을 수 있을 정도고 많이는 못 먹겠더라구요..
    다음에 가면 간장기름떡볶이를 먹어보려구요.
  • 카사 2008/11/13 22:18 # 답글

    맛있어 보이네요:D 잘 보고 갑니다~
    아 그리고 떡볶기(x)->떡볶이입니다. 떡볶기는 떡 볶는 행동을 명사화한 것이라고 알고 있어요..ㅎㅎ
  • 런∼ 2008/11/13 23:31 #

    앗 감사합니다. 제목이랑 맨 마지막 ..이랑
    태그까지 전부 떡볶이라고 썼는데..
    아마 본문 쓸때는 뭔가 심취해 있었나보네요
    덕분에 다 고쳤사옵니다...^^
  • 머스탱 2008/11/13 23:43 # 답글

    허허...어렸을 적에 저 동네 살아서
    간장 떡볶이를 처음 먹었던게 20년도 더 된걸루 기억하는데요,
    마지막으로 먹은건 군대 제대하고 난 뒤니 한 5년정도 되었겠네요.
    그때도 할머니께서 떡볶이 하고 계셔서 놀랐는데
    아직도 떡볶이를 하고 계시다니....=ㅁ=;;

  • 런∼ 2008/11/13 23:51 #

    40년 된 곳이래요.
    통인시장 역사가 50년쯤인걸로 알고 있는데..
    통인시장의 살아있는 역사 중 하나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 NINA 2008/11/13 23:48 # 답글

    저도 몇년 전 혼자서 찾아가 먹었던 기억이.. ^^; 어느 집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아무튼 색다른 맛이었어요. 또 가봐야겠네요~
  • 런∼ 2008/11/13 23:53 #

    아주 생소한 맛이에요.
    일반적인 떡볶이 맛과는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세계에요.
    대충 4차원의 맛인 거 같기도 하구요..^^

    저도 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약간 동하는 중이에요.
    자기 포스팅에 자기가 염장당하고 있나봐요..ㅎㅎㅎ
    포장도 된다니까....혼자가실 경우 포장도 괜찮을 거 같아요.
  • miyake 2008/11/13 23:49 # 답글

    여기 40년 넘었다지요 흐흐 저도 지난주에 먹었었어요
  • 런∼ 2008/11/13 23:53 #

    역사 깊은 곳이군요..ㅎㅎ
    저도 한번 더 가보고 싶어지고 있어요.
  • 휘사 2008/11/14 00:37 # 답글

    헉 맛있어보여요... 매운 맛은 어느 정도인가요? 매운걸 좋아해서..ㅎㅎ
  • 런∼ 2008/11/14 00:46 #

    아주 심하게 맵지는 않고요. 느끼한 맛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딱 적당하게 매워요.^^
  • gargoil 2008/11/14 01:51 # 답글

    사진만으로는 맛이 잘 감이 안 잡히는군요. 근처 지나갈 일 있으면 꼭 먹어봐야겠습니다.
  • 런∼ 2008/11/14 21:30 #

    사진만봐서는 잘 모르실 거에요..ㅎㅎㅎ
  • ides 2008/11/14 14:40 # 답글

    이런것도 있군요 첨 봐요~~ ^^
    어떤 맛일지 궁금한데... 부암동이라... 잘 안가는 동네라서 ㅋㅋ
    떡볶이 먹으러 거기까지 가는 매니아도 아니구요 ㅋㅋ
    글두 기회되면 먹어보고 싶어요~
  • 런∼ 2008/11/14 21:31 #

    무척 생소한 음식이죠?.ㅎㅎㅎ
    저도 먹으면서 정말...일생 동안 먹은 몇대 음식 목록 가운데 하나로 넣어야 겠다고 생각했을 정도에요..ㅎㅎ
  • 썬데이뉴욕 2008/11/14 15:12 # 답글

    헉~

    이 떡볶이는 저희 어머니가 고무신끌고 처녀때부터 드시던 거에요. 원조 효자동 떡볶이집 맞지요?
    이게 익숙해지면 진짜 중독되거든요. 저기 떡이 눌어붙은 게 진짜 맛있는데... 완전 가슴에 불을 지르십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런∼ 2008/11/14 21:32 #

    먼곳에 계신데 심려를 끼쳐 드린듯..;;;;
  • 롤리팝 2008/11/14 21:51 # 답글

    아 침이 주르륵...
    팬의 모습이 세월을 말해주는거같네요...
    저번에 저동네 갔다가 몰라서 그냥 왔는데...
    아쉽네요...
  • rocker65 2009/01/07 14:02 # 답글

    제가 4~6세 효자동 살 때 시장가는 엄마 등에 업혀 시장갔다가 돌아올 때 꼭 들러 이 기름 떡복기를 사가지고 왔지요.
    1965년 생이니 최소 1970년도 부터 있었던 것이지요. 지금도 그때 그 떡복이를 누나하고 가끔 얘기하곤 했는데 아직 있을 줄이야. 얼마나 좋아 했으면.. 그 어린 나이 임에도 기억 합니다. 번듯한 가게가 아니고 조그만 좌판에 할머니가 파셨지요. (아마도 정확히 기억은 안나나 당시 이 시장 분위기가 아직 좌판이 위주였나 봅니다) 당시에는 드물게도 투명 비닐 ( 봉투 아님.) sheet에 싸 주었답니다. 기름 간장 떡복이와 비슷합니다. 조만간 꼭 가봐야 겠네요.. 아 엄마생각 난다.
  • 런∼ 2009/01/07 22:21 #

    전 4살 때 기억 진짜 잘 안 나는데..ㅎㅎㅎ;;
    잘 기억하시네요..ㅎㅎ
    여기가 이 시장 역사가 30년도 넘었으니까..아마 초창기부터 있었나 봅니다.
    추억을 되돌아 볼 겸 한번 다녀오세요...^^
    아는 분이면 제 몫도 좀 사다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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