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런~의 근황

1.
오랜만..^^

이번 한주는 말할 수 없이 우울한 한주였습니다.
삶과 죽음 그리고 인간의 운명의 가혹함에 대해서
다시금 고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과 후배의 죽음에 이어
내가 평생동안 기억해야 할 세번째 죽음을 만났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언젠가 오랜 시간이 지나면
너무 괴로워서
그 기억들이 서서히 잊혀 질 거라고 생각했고
또 잊고 싶었지만...
그렇지가 않더군요.
후배의 죽음을 괴롭게 기억할 때 주변 다른 후배들이
이제는 그만 잊어버리라고 그만 놓아주라고 하지만
역시 아버지의 죽음처럼 그렇게 되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인생을 살면서 중요한 매 순간마다..(무언가 결정을 해야 할 때마다)
그들의 죽음이 나의 삶에 항상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나는 절대로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나의 삶은 매순간 그들의 죽음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글쎄요. 평생 기억해야 할 세번째 죽음 역시
아마도 우리가 부딪히는 삶의 중요한 순간순간에
깊이 작용하게 될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매 순간마다
그를 떠올리게 될 것을 나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2.
나는 여전히 오른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있습니다.
뭐 말하자면 ..환자 비슷한 것입니다.
발뼈에 금이 갔고..이번 주로 4주째를 맞고 있는데...
이번주에 병원에 다녀왔는데..이제 뼈가 좀 많이 붙었나 봅니다.

조만간 다리 깁스를 풀게 될 거 같긴 한데..
예전처럼 나가서 뛰어 놀지는 못하겠죠. (몰라요... 아직 깁스를 풀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그냥 내 추측은 시내 책방에 가거나...차를 마시러 가거나..영화를 보면서
아마도 가을까지 살살 걸어다니면서 조신하게 살아야 하나 싶군요.;;;;

일단 이런 마음을 가져야 다리 깁스 풀고 나서 상황이 더 낫다면
감사하는 마음이 배가 될지도 모르잖아요!..ㅎㅎㅎ;;;;


3.
이번주에야 비로소 주문한 햇차를 받았어요.
햇녹차요..
하동에서 재배한 야생 녹차를 일일히 손으로 뜯어내서 만든 우전..
오랜만에 녹차를 만났는데 어찌나 설레이던지요.
첫날은..차를 우리는데 찻물 온도도 못 맞춰서....쌉쌀한 녹차를 마시고 말았어요.
다리에 깁스를 하고 있으니까...다기 들고 다니는 것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해서
딱 한번 마시고 집어 넣어두었어요.

전에 마시던 차들은...잎이 다 찢어져 있던데..
역시 하동에서 온 야생녹차는 기계를 쓰지 않고 사람의 손끝으로 따낸 여리고 작은 잎들이
모두 온전하게 살아 있어서....
우려낸 차잎만 보고 있어도 감동이 밀려와요 ...(솔직히 보고만 있어도 미칠 지경이에요..ㅎㅎㅎ)

그런데 아주 이상한 걸 발견(?)했는데요..;;
작년에 내가 하동에 가서 거의 5센치나 자란 커다란 녹차잎으로 차를 볶아서
녹차를 만들어 와서 포스팅 한 거 본 적 있죠?...^^
http://bildtext.egloos.com/1760602

작년에 경남 하동에서 내가 만들어 온 차에는
 "매우매우 세속적인 욕망에 사로 잡힌 차"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었죠.

여동생한테도 내 차를 주니 맛이 좋다고 해서 ...
덜어서 주었고..
나도 내 차가 맛이 좋아서 내내 기뻐하면서 차를 마셨는데..
귀여운 아가씨 같은.... 귀한 우전은 어째 내 차보다 맛이 덜할까요?.....;;

생각해 봤는데..
이건 그냥 어디까지나 생각...

이 우전에서는....욕망이 느껴지지 않아요.
너무 순해 빠져서....차에서 어떤 힘을 느낄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그런가...너무 재미가 없고...
재미가 없으니....사실은 귀한 맛인데...
맛없게 느껴져요...^^;

다리 나으면 제대로 잘 우려봐야겠어요.

사실 맛이 덜한 이유는 ...
사실..찻잎의 차이 같아요. (입이 싼가봐요..^^  큰잎이 좋아요!)
결국 난 우전 마니아가 될 생각이 없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4.
차를 볶으러 가고 싶은데..기회가 올해도 있으려나.(벌써 올해가 많이 가버리고 있는 중이군요.)
차를 볶는 것은...
(사람들은 차를 덖는다고 표현하더군요..덖던지 볶던지..뭘쓰던 솔직히 난 관심없고...학자들이나 잘난 분들이 논하실 일이고.)
녹차를 비롯해서 차를 품평하거나 차를 이해하는데 너무 많은 공부가 되더군요.
책상에 앉아서 녹차책 몇 권 읽어도 알 수 없는 것들이...일어났던 수많은 의문들이..
차를 직접 볶으면서..혹은 덖으면서...
명쾌하게 풀리더란 말이죠.
그리고 차에 더 많은 애정이 생기고 말입니다.

내가 두번째 볶은 차는 어떤 맛이 날까 궁금하기도 하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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