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납량특집을 쓰려고 했는데...[긴글주의] 집밥 먹기

이번 주에 보내드린 등뼈 감자탕 반응이 좋아서 참 ..다행입니다.

조금만 끓이면 될 줄 알았는데...의외로 좋아하셔서 뼈골 빠지게 끓였습니다. ㅋ;;;




저도 한팩 가져와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뼈에서 살 발라 먹기 귀찮아서.....일회용 장갑끼고 살은 다 발라내서 국물에 넣고

보글보글 끓였어요. 저 뼈는 남겨둔 거 하나..;;

 

이번 주에 버섯불고기는 여분이 없어서 못 가져 왔고요.

열무 물김치는......한단 담았어요! 부엌에서 선생님들도 드셔야 하고..

저도...국수 말아먹으려고 빨갛고 예쁘게 담았습니다.

 

비가 오고 모처럼 시원해서 동네에 나가 저녁걷기도 하고 기분이 좋은데..

어제 '썰전' 보다가 간첩 DIY라는 말에 문득 악몽 하나가 떠올라서 적어볼까 합니다.

 

날도 덥고 하니까...저 혼자 악몽을 계속 갖고 있기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블로그 때문에 생긴 일 같습니다...아마도...확실히....

그만 블로그를 접을까.....올해 3월에 사실 오래 고민했었습니다.

 

지금 사람도 별로 찾지 않은......변방 이글루스에 있는 소소한 블로그말입니다.

 

그러니까.....

제가...블로그를 처음 한 게...2003년입니다.

제가 독문학 박사과정 상태에서 대학강사 나가던 시절이에요.

선배들이 하는 그대로 연구실에서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얼굴이 누래지도록 공부만 하던 시절이네요.

 

당시 블로그에 사진도 올리지 않았고(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 사진을 찍을 줄 몰랐어요!)

아무도 나를 모르는 익명의 상태에서 개인 일기장으로 블로그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적어 놓은 것들은 대부분.....소소한 일상

 

명품 구두나 기타 신상 사면 자랑하기ㅋ

길 가면서 멍때리다가 넘어진 일ㅋ

청계천 산책하다가 징검다리 건너면서 멍때리다가 물에 빠진 일..ㅋ

집에서 밥을 맛있게 먹은 것 ㅋ(맛집이라고는 후배가 하는 레스토랑 간 거 뿐ㅋ)

주로 이런 것들을 적어 놓은 일상 블로그였습니다.

 

블로그 이웃들은..

20대 중반 정도 되는 대학원생이 덜렁거리고 뭔가 좀 귀엽기도 하고

매우 인간적인....소소한 실수도 자주하는..

똑똑한 거 같기도 하고 어벙한 거 같기도 한...

다소간 중성적이 듯한.. 

그런 평범한 사람의 블로그쯤으로 보는 듯 했어요.

(당시에 블로그 이웃이 많지도 않았고....방문수도 별로 많지 않았었어요!)

 

그런 어느 날.....댓글이 하나 달렸습니다.

"런이님....런이님 블로그가 Daum에서 뽑은 대한민국 100대 블로그에 들어 있어요! 어서 가보세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어요.

사진 한장 없는 소소한 일상..그것도 주로 실수담을 적는 블로그...

그런 게 어떻게 ....아무리 블로그 초창기라도 그렇지........100대 블로그 중간에 랭크될 수 있단 말인지.

 

심지어 당시 이글루스에서 유명하신 분들보다 제 순위가 위에 있는 이상한 일을 보면서...

.....유능한 책 편집자인 절친 후배가 매우 정확하게 제 블로그를 설명했습니다.

 

"언니는. 어찌된 게..길가다 넘어지거나...청계천에 빠진 일만 써도 ......

독자들이 오구오구 위로해 주고 ....대한민국 100대 블로그가 될 수 있는가?'

 

사실 저도 그게 참 불가사의 해요.

 

제 블로그를 처음부터 본 사람들은 제 블로그를 요리 블로그라고 하지 않아요.

제 블로그는 현재까지도 사실 일상 블로그일 뿐입니다.

별로 색다른 게 없는 소소한 일상을 적는 일상블로그.

별로 눈에 띌 것이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일반 요리블로거들처럼 레시피를 올리는 일에 그다지 열중한 일이 사실 별로 없습니다.

기업체의 후원이 있을 때만 그런 일을 했고 나머지 자발적으로 하질 않았고...

그냥 그 모든 것은 일상이었죠.

요리공부를 하는 일상..그리고 지금은..강의가거나..가게에서 일어나는 일상.

 

100대 블로그가 된 이후...

 

평소 독일 문학작품 속에 음식과 관련된 상징에 관심이 많아서

그것을 모아서 논문을 쓰려고 준비하고 있던 차...

심심풀이로 좋아하는 영화나 책속의 음식이야기를 적은

컬처레시피라는 것을 4-5편 정도........ 블로그에 올렸을 뿐인데...

 

그때 이미 4대 일간지로부터 연락이 왔고...7-8개 출판사에서 출판제의를 받았고....

아침에 일어나니까......꽤나 유명한 사람이 된 적이 있습니다.

 

아무튼 100대 블로그 이후.....(그때까지 살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나라는 사람은.....의외로.....눈에 띄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게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요리공부를 하고 직업을 바꾼 이후...현재까지 저는 매우매우 조용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제 블로그는 사실 잘 가꾸지 않고 약간은 황폐한 상태에 있어요.

 

이렇게 사설이 긴 것은......오늘은 납량특집을 써야되나 말아야 되나

여전히 계속 고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도 바뀌었는데...

써도 되려나요......

 

아....파파이스 좀 듣고...

다음 주에 쓰겠습니다.

고민 좀 더 해보고요.


덧글

  • 사라진느 2017/07/29 22:04 #

    써주세요!!저는 종종 즐겁게 방문하고있습니다 ^ ㅗ ^
  • 런∼ 2017/08/02 23:16 #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 라비안로즈 2017/07/30 00:31 #

    런님 블로그를 언제부터 링크해서 뵙고 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한번 저녁이나 점심... 뭐해먹을까... 고민이 들때마다 런님의 블로그를 정독을 하고 있습니다. 신랑의 입이 매우매우 괴팍해서 늘 언제나 언제부터 반찬을 구입할 수 있을까... 고민만 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 매우 아쉽습니다.

    네이버도 솔직히 검색이 되지 않으면 정말 외딴 섬인지라... 이글루스보다 더하면 더했지.. 좋지는 않더라구요.

    읽고나서 늘 덧글 달아야지.. 하지만 애기들 때문에 읽는것도 사치가 되고 있메요 ㅜㅜ

    힘내시고 덧글 종종 달겠습니다~
  • 런∼ 2017/08/02 23:16 #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댓글들이에요!
    저도 제 블로그를 잊고 있던 와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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